선하증권의 서렌더 처리 없이 화물이 무단반출된 경우, 손해배상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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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역변호사 댓글 0건 조회 1,706회 작성일 20-06-1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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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창조기획팀 이동오 기자] 해상화물의 경우 화주가 운송인에게 화물을 전달한 후 선하증권을 발급받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짧은 운송거리로 인해 선하증권보다 화물이 먼저 도착하는 등 선하증권 원본을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불편한 경우가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서렌더 선하증권을 이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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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렌더 선하증권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원본 선하증권이 발행된 뒤에 원본 선하증권 자체에 SURRENDERED 도장을 찍는 유형이다. 두 번째는 처음부터 원본 선하증권을 발행하지 않고 선하증권 양식이나 사본에 SURRENDERED 표시를 하는 유형이다.


그런데 만약 이와 같은 서렌더 처리가 없는 상태에서 운송인이 화물을 인도하는 경우, 송하인은 수하인으로부터 대금회수를 못하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운송인, 포워딩 업체(운송주선인), 창고업자 등의 책임이 문제된다.


최근 대법원 판례에서는 서렌더 선하증권은 유가증권성은 없지만 운송계약과 화물인수를 증명하는 증거증권으로써는 기능한다면서 당사자들 사이에 다른 의사표시가 없다면 상환증권성의 소멸 외에 선하증권에 기재된 내용에 따른 운송에 관한 책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즉 서렌더 선하증권은 선하증권 원본처럼 상환증권성은 없지만 별다른 사정이 없다면 운송계약을 증빙하는 기능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판시한 것이다.


위 판례에서의 또 다른 중요한 쟁점은 서렌더 선하증권의 이면약관이 유효한지에 관한 것이었는데, 대법원은 선하증권이 발행된 후 다시 회수되어 서렌더 선하증권이 된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별다른 의사표시가 없다면 이면약관에 따른 운송에 관한 책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시했다. 참고로 위 판례의 선하증권 전면에는 선하증권의 약관은 이면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의 기재가 있었다.


따라서 서렌더 처리 없이 화물이 무단반출된 경우에는 서렌더 선하증권의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 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화물이 반출된 경위 등을 꼼꼼하게 파악하여 피고를 누구로 할 것인지를 정확하게 선택해야 한다.


무역 전문가인 허찬녕 변호사는 “서렌더 선하증권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의 경우에는 선하증권의 발행 시점, 화물이 무단반출된 이유, 화물의 실제 반출 날짜, 서렌더 선하증권의 유형, 이면약관 등을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피고의 선택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운송계약의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가려내야 하고, 해상법과 선하증권의 각종 면책 사유를 꼼꼼하게 검토하고, 서렌더 선하증권의 유형상 이면약관이 유효하게 적용되는 사안인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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